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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윤

길을 걷다 마주치는 빛과 그림자에 유독 눈길이 갔다. 문득 삶 속에서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에 대해 잊혀질 때가 있었다. 그럴 때마다 이름 모를 대상을 탓하기 바빴는데 피로한 삶 속에서 잠시 한숨 돌릴 틈을 찾을 수 있는, 잔잔한 공간으로 다가왔다.
짧은 찰나의 순간 속에서도 결코 반복되는 시간은 없으며 매번 똑같은 모양으로 나타내지 않는 모습을 보며 인간과 닮아 있는걸 느낀다. 모두 서로 다른 궤도 안에서 저마다의 발자국을 걸어가고 있는 것 처럼 말이다.
그 안에 담긴 시간성과 저마다 다른 유연함을 통해 각자 소리 없는 모양을 이야기한다. 시간은 돌이킬 수 없는 과거와 또 다른 현재를 살아가는 흔적을 남길 테고 이는 중첩되어 더욱 선명해지기도 때로는 투명해지며 남겨진 자국이 된다.
지나가는 순간들을 회상하며 선명하거나 해체되는 시간을 해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