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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정

물, 빛은 바다에서 자란 어린 시절의 일상으로 스며들어 나의 세상의 본질과 연결되어 있다. 하늘 보기로 많은 시간 공상에 빠졌던 나는 구름이 시시각각 움직이며 다양한 모양과 색을 내며 하루도 같지 않은 무한함을 경험하고, 바다의 파도와 노을에 매료되어 자연이 주는 안식과 위로는 어린 시절 나의 오랜 친구가 되어 주었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나의 무엇을 표현할까 계속 고민 중이지만 가장 내게 친숙한 것부터가 시작이었다. 그래서 나의 그림은 자연스럽게 위로의 친구인 자연의 물, 빛을 담는 그릇이 되었고, 물, 빛은 오랜 시간 변함없는 작업의 화두이자 사랑의 대상이 되었다.
많은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이 큰 영감도 받고, 잠 못 이루던 밤 고민을 토로하고 자연은 그것을 품고 위로와 치유를 선물해주었고, 그 이야기를 품은 채 시간의 흐름으로 흩어지며 반복 속에서 모든 평면의 조각이 입체가 되어 삶의 운치를 더해져 내 작업에 스며들었다. 그 작업은 마치 일기와 같다. 헤매고 있는 내가 정겹다. 작업을 쉴 수가 없다. 순간순간 어떠했는지 화폭에 살아있어 내게 말을 건다. 이는 마음의 상태 담음으로 시간의 연속성 위에 있는 나의 삶을 연결하며 오늘의 호흡을 가치 있게 생각 살아가는 힘이 된다. 그림으로 인해 고요한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 가운데 어떤 삶의 순간에도 무너지지 않고 물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빛처럼 많은 것을 품어도 서로 어색하지 않고 아름다울 수 있기를. 내게 남은 여행의 오늘에 서 있는 나와 마주하고 또 다른 이야기를 풀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