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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진

나무는 부동의 운명을 지녔지만 그 가지는 어디로든 뻗어 나갈 수 있다.
작가는 선과 선들 사이에서 균형을 만들어 가며 그것들을 통해 생긴 면과 면들 사이의 균형을 찾아나간다.
작업은 어떠한 색도 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이 담긴 백색과 모든 색이 담겨있는 흑색으로 이뤄지고, 생각이 뻗어나가듯 계속해서 이어지고 연결된다. 단순한 흑과 백 색 안에서 스케치를 하지 않고 즉각적으로 차분하게 나뭇가지들을 그려나가는 과정은 가지가 뻗어나가는 방향과 굵기, 길이 등 순간순간 많은 것들을 결정해 나가야 한다. 조화롭다고 여겨지는 위치에 그려져야 한 화면에서 힘을 가질 수 있다고 믿는 작가는 나무 가지들을 얇게 덧칠해 나가는 과정들에서 마음의 고요를 느낀다. 사색의 숲을 그려나가며 작가만의 균형을 찾아나가는 과정의 결과물 속의 고요함을 이번 전시를 통해 나누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