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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진

조아진 /실험실에서 열역학 제 0법칙은 항상 사용된다/oil on canvas/116.8×91.0cm/2024/3,000,000

작가노트

온도가 같은 둘은 서로에게 뜨겁거나 차갑다 느끼지 못한다. 둘은 열평형상태에 있다는 법칙인데,
사전에 따르면 이건 온도의 존재를 주장하는 것과 같으며 열역학의 기본적 출발점이 된다고 한다.
두 물체의 온도가 같은지 알고 싶다면 각각의 물체의 온도를 측정하면 된다. 두 물체를 접촉시키고 둘 사이에 열평형을 이루었는지 알 필요가 없다.
"연인이 누워있는 그림과 내가 누워있는 그림을 그린다. 나는 춘이 늘 뜨겁고 춘은 내가 항상 차다던데 그럼에도
함께 있을 때 무릎 뒷편의 온도마저 같다고 느끼는 건 왜일까
춘은 내가 아니고 나도 춘이 아니지만 우리가 누운 자리에 같은 온도가 남아있다."
침대보를 데우는 온도가 이불 위 대상의 표정이나 상태와 상관없이 서로 다른 시간상에서도 평형을 이룬다. 안정을 느낀다.
사랑하는 인물들이 서로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는 것만 같다.
작가는 누워있는 동안 누워있어서 움츠러드는데 누워있는 행위를 그리고 그려줌으로써 아이러니하게도 일어날 용기를 얻는다.
놓치기만 한 줄 알았던 시간이 말과 기억 그리고 이불 위에 남아있다는 걸 최근에 작가는 깨달았다.
따라서 작가는 계속해서 자신과 연인을 병렬한다. 둘을 구분하기 어려워질수록 작가의 그림에서 따뜻한 온도의 사랑을 발견하기
쉬워질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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